작년 이맘때쯤에 재밌는 물건을 하나 얻었습니다.



이걸 부르는 정확한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보통 종이악보 오르골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영어로는 DIY music box라고 검색하면 결과가 많이 뜨네요.
이 녀석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미 인터넷에 많이 있으니 생략하고[각주:1], 연주 가능한 음의 제약조건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1) 15노트 오르골은 두 옥타브 내의 온음계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도레미파솔라시도레미파솔라시도)
2) 오르골 악보에서 같은 음을 연속으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칸 거리를 띄워줘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칸을 8분음표로 잡기 때문에 같은 음의 8분음표를 연속으로 쓸 수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 악보를 연주했을 때 실제로 소리가 나는 음은 흰색, 소리가 나지 않는 음은 회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이걸로 뭘 연주해볼 수 있을까요? 전 오르골을 보자마자 《Steins;Gate 0》에서 나왔던 한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이걸 진짜 오르골로 연주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로 이 노래는 오르골로 연주하기에 꽤 적당해 보입니다.


1) 멜로디가 복잡하지 않고, 샵이나 플랫 붙은 음(전문 용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하여간 다장조에서 검은 건반 음이요)이 나오지 않습니다.
2) 주선율이 두 옥타브 안에서만 움직이므로 제가 가지고 있는 15노트 오르골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습니다. 반주는 좀 심하게 뛰어다니는데 이건 편곡을 해야겠죠.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오르골 악보를 만들려면 일단 채보부터 해야겠죠? 그냥 적당히 비슷한 멜로디로 따라만들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런 대충대충은 제 성격에 안 맞고, 이왕 하는거 원곡과 동일한 악보를 만든 다음에 적당히 어레인지를 하는 순서로 가겠습니다.


일단 들리는 대로 멜로디를 따라적어 봤는데...



노래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이 곡에 선율이 두세개 있는데, 주선율은 어떻게든 듣고 따라적을 수 있었는데 반주까지는 좀 힘드네요. 좀더 본격적인 도구를 써봐야겠습니다.


오디오 분석 프로그램인 Sonic Visualiser를 쓰면 원곡의 스펙트로그램을 볼 수 있습니다.



곡의 노트가 어디어디 있는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이거 보고 악보 따라그리면 되겠습니다.
※ 참고로 이 방법이 항상 먹히는 건 아닙니다. 운좋게 이 곡이 꾸밈음도 없고 보컬도 없고 음률없는 타악기도 안 쓴 데다 음이 비교적 또렷하게 나서 잘 된 거지, 다른 곡의 경우엔 스펙트로그램이 이렇게 보기 좋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악보 프로그램인 MuseScore로 악보를 그린 후 몇 번 다시 청음하면서 제대로 옮겼는지 점검합니다. 음길이나 선율 구분은 곡만 듣고선 명확하게 판단하기 힘들어서 적당히 임의대로 정했습니다.




채보가 끝났으니 이제 편곡에 들어갑니다. 원곡의 키는 올림바장조인 것 같지만 작업의 편의를 위해 다장조에서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반주를 두 옥타브(위 옥타브는 주선율이 차지할 테니 사실상 아래 한 옥타브) 내로 압축해야 합니다. 원곡의 풍성한 반주를 최대한 유지해보려고 했지만[각주:2], 반주와 주선율의 음역대가 너무 겹치게 되면 듣는 사람이 멜로디를 따라가는 데 혼란을 느낄 것 같아서 일부는 적당히 제 입맛에 맞게 수정하거나 삭제하였습니다.


편집 before/after


위의 2) 조건을 고려하여 연속음이 생기지 않게 최대한 애써봤지만, 이러다보면 주선율도 반주도 잔뜩 바꿔야 해서 예쁜 곡을 만들기가 너무 어렵네요. 그냥 한 칸을 16분음표로 처리하는 대신 악보 길이를 두 배로 늘리는 방식으로 제약조건을 우회하겠습니다. 어차피 오르골이니까 손잡이만 빨리 돌려주면 될 일입니다.


악보를 MIDI 파일로 변환한 다음 오르골 악보 프로그램인 Music Box Composer에서 열면 오르골 악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악보를 pdf로 저장해서 인쇄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라이센스를 유료로 구매해야 쓸 수 있는 기능이라고 하네요. 그냥 손으로 그리겠습니다.



완성! 원래 악보 두 장이면 될 게 네 장이나 되어버렸네요. 악보 끝부분끼리 테이프로 붙이면 한 장의 기다란 악보가 되겠지만 보관이 불편할 것 같아서 그냥 이대로 쓰겠습니다.


흐뭇...가사는 안 외워지지만 멜로디는 참 중독성이 있어요.


혹시 관심 있으실 분들을 위해 악보도 올려놓겠습니다.



  1. 이분 글이 상세해서 괜찮아 보이네요 https://blog.naver.com/ces_na/220226031180 [본문으로]
  2. 전 이 정도면 반주가 나름 풍부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 영상의 곡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었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4_u8Zj_3Hq0 [본문으로]
Posted by 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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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자막 만든 김에 영어 자막도 같이 올립니다.

RWBY Volume 3 Chapter 9~12 English Subtitles

(싱크는 RT youtube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 기준입니다)


RWBY Volume 3 Chapter 9: PvP

RWBY Volume 3 Chapter 10: Battle of Beacon

RWBY Volume 3 Chapter 11: Heroes and Monsters

RWBY Volume 3 Chapter 12: End of the Beginning


RWBY_Vol3_Ch9-12_subs_eng.zip


대사는 RWBY 위키아에서 거의 그대로 따왔습니다.

뭐 사실 이것도 youtube에 이미 다 올라온 상태지만

만든 김에 겸사겸사...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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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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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어쩌다보니 만들게 되었네요.

RWBY 3기 9~12화 한국어 자막입니다.

(싱크는 RT youtube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 기준입니다)


RWBY 3기 9화 PvP

RWBY 3기 10화 Battle of Beacon

RWBY 3기 11화 Heroes and Monsters

RWBY 3기 12화 End of the Beginning


RWBY_Vol3_Ch9-12_subs_kor.zip


3기 1~8화 자막은 유우렌 님이 원체 잘 만들어주셨으므로 따로 만들진 않았습니다.

영어 대사는 RWBY 위키아에서 그대로 따왔고,

번역 과정에서 유우렌 님이 기존에 만들어두신 자막을 조금씩 참고했는데

음...문제가 될 시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WoR 3~4는 제가 번역할 시간이 없어서링...사실 귀찮아서

다행히 WoR를 따로 보지 않아도 일단 당장 본편 보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네요.


영어엔 까막눈인 제 동생을 위해 만들기 시작했는데

만들다보니 이것도 나름 재미있네요ㅋㅋㅋㅋㅋ

좀 급히 만들다보니 의역과 오역이 좀 많겠지만

그 부분은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 사실 이미 youtube에 자막이 다 깔려있는 상태지만

아직 현재로선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젠 그냥 youtube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혹시나 누군가에게라도 이 허접한 자막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ps. 오역 및 오탈자 지적 환영합니다.

ps2. 11화 중간의 "I May Fall" 가사에도 자막을 달까 했지만 화려한 전투신에 집중하시라고 일부러 뺐습니다.

ps3. 12화 마지막 엔딩곡 "Divide"와 "Cold" 가사 자막은 아직 공식 가사가 발표되지 않았으므로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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